우리 집은 추석 직전에 제사가 하나 있다. 19년을 가족과 함께 살고 4년 전에 떠난 반려견 찡이의 기일(忌日)이다. 이날은 찡이가 좋아하던 음식으로 상을 차리고 결혼한 형제도 와서 부모님과 함께 찡이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눈다. 남은 자들이 떠난 가족을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제사의 의미에 딱 부합하는 자리. 남의 눈에는 유난해 보이기 십상이지만 형제에게는 막내 동생이고, 부모님에게는 막내아들이라서 우리 집에서는 당연한 일이다.내가 10년 전쯤 동물 관련 책만 내는 출판사를 창업한다고 했을 때도 사람들은 유별나다며 고개를 저었다. 조언